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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의 구릿빛 Episode

#02. 쿠바여행 - 아바나에서 경험해야 할 여행포인트 1편: 쿠바의 바가지

블루의 구리 빛 Episode

 

핑크빛 여행을 꿈꾸던 블루에게 쌓여 간 구리 빛 에피소드.

그 어설프고 고되고 불편했던 여행의 기억으로 인해 나는 결국 여행에 빠져들었다.

 

나에게 내 안의 여행이야기는 낡고 바랜 에피소드일 뿐이지만 가만히 닦다보면 슬며시 빛을 발한다.

그래 너는 원래 그렇게 반짝이고 있었지!  다시금 짜릿할 만큼,  다시금 시큰할 만큼!

  

 

쿠바로의 여행은 모든 것이 더 느리게 그리고 더 진하게 기억되었다.

나는 쿠바에서 어린 아이처럼 모든 것을 흡수하고 빠져들고 있었으니까~

나는 다른 여러 여행지에서는 이 장소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쿠바에서는 다시 이 사람들을 만나러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몇 번이나 마음이 뭉클했고 쓰려왔다.

왜 지구상에서 특별한 여행지로 이야기되는지는 쿠바사람들을 만나야만 알 수가 있다.

 

당신이 쿠바를 여행한다면 놓치지 말고 경험해야 할 여행의 포인트가 여기에 있다.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일 뿐이지만  

 

 

[ Blue의 아바나를 여행하는 여행포인트 6 ]

 

1. 바가지: 쿠바를 이해하는 한 가지 접근 방법

2. 올드카 : 로맨틱 쿠바

3. 재즈클럽 & 살사클럽 : 쿠바의 에너지와 열정

4. 올드타운 : 아바나의 진수, 삶의 터전

5. 까사(현지 민박) : 쿠바의 마음

6. 쿠바노 : 쿠바를 여행하는 이유


 

 

 

아바나를 여행하는 여행포인트 1. 바가지: 쿠바를 이해하는 한 가지 접근 방법

미쳤지! 라고 할만큼 나는 아무런 준비도 정보도 없이 칸쿤에서 쿠바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는 가장 저렴한 쿠바나항공. 착륙할 때는 하얀 자욱한 증기가 비행기 바닥에서 뿜어져 나왔다.

마치 이건 다른 곳이 아닌 특별한 쿠바로 가는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처럼!

누군가는 공포에 질려 소리를 쳤지만 나는 그 깜짝 놀람이 짜릿했다.

나는 지금 과거로, 시간이 멈춘 곳으로 가는 거다.

그래! 낡고 오래된 러시아산 군용비행기를 타고 있는 것처럼 아바나로 가는 길은 특별하지!

 

#01. 입국심사

아바나에 도착해서 나는 운이 없었다. 입국심사를 받을 때 심사원이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는지를 물었다.

나는 그제서야 어렴풋이 들었던 쿠바를 입국하려면 꼭 영어여행자보험증서가 있어야 한다(2010년도 개정법규)

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 심사는 누구는 묻고 누구는 그냥 지나가는데 나는 딱 걸리고 만 것이다.

당연히 가입했지, 그런데 놓고 왔어”. 사실이었다.

나는 이 영문보험증서를 멕시코시티의 숙소에 나의 다른 짐들과 함께 고이고이 맡겨놓았다.

심사원은 시선을 피하며 나에게 저리 가서 보험을 들고 와야 한다고 했다.

나는 결국 필요도 없는 보험을 1일당 3CUC인가 6CUC인가를(2011) 주고 11일간 들었다.

‘3일만 있는다고 할걸 …’ 이란 생각은 보험에 들고 난 다음에나 생각이 났다.

도둑놈들나라에서 앞장서서 여행자 돈을 뜯어내는 구나라고 생각을 했지만

역시 여행에서 꼭 알아야 될 사항은 준비해서 떠났어야지하며 쓴 마음을 달랬다.

 

#02. 가격협상

나오자 어둑해진 공항에는 이미 사람들이 빠지고 텅 비어 있었다.

마지막 나오는 여행자를 반색하며 한 명의 드라이버가 다가왔다.

나에게도 그가 간절했고 그에게는 내가 더 간절해 보였다.

아바나 시내로 갈꺼지?”

네가 탈 수 있는 다른 차는 없어(떨리는 표정으로)”

“(웃음) 바모스 (스페인어 : 가자)”

이제 여행자가 없는 줄 알았어. 오늘 수입이 없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가슴에 손을 얹는다)”

얼마야?”

… 20CUC”

알았어! 여기 이 책자에 나와있는 까사(민박집) 주소로 가줘, 근데 나 숙소 예약을 안했어.

어디라도 까사만 가면 오케이

" (헐... 이렇게 대책없는 여행자라니... 하는 표정) 예약을 안했어? 뭐... 가보자, 문제 없어!"

우리는 첫 민박집에 도착해서 이미 방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까사 주인은 옆집을 추천했고 거기도 역시 방은 없었다. 쿠바의 민박은 방이 한 집에 1~2개 밖에 없었다.

나는 다시 한번 나의 대책 없음을 깨달았지만 드라이버 아저씨는 어느새 나를 친구처럼 돕고 있었다.

잠깐만 책 좀 줘봐!  그는 이곳 저곳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까사가 근처에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몇 곳을 들러 들러 소개 소개를 받고 드디어 까사를 하나 찾았다.

그는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듯 보였고 까사 주인도 우리를 환한  미소로 환영했으며 나도 즐거워 졌다.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진 것이다.

나는 아저씨와 가벼운 토닥거림 포옹으로 인사를 했다. (나는 역시 쿠바스타일이다…)

나중에 까사 주인에게 근데 일반적으로 공항에서 택시비가 얼마야? 하고 물으니

… 12? 15CUC? 라고 이야기 했다.

그래… 5CUC는 숙소를 찾아준 수수료다…’

 

#03. 여행자용 레스토랑

다음날 아바나의 구시가지를 걷다가 잘생기진 않았으나 한껏 멋을 낸 말끔한 쿠바노 한 명이 다가왔다.

능숙한 영어와 자신감 그리고 먹이를 물때의 집중력. 그의 첫인상은 프로패셔널 사기꾼.

너 혼자니? 괜찮으면 내가 좀 도와줄까? 어디 가는데? "

'(웃고 있지만 속으로 경계하며)… 분명 꿍꿍이가 있는 이상한 놈일께다…’

오래된 저택인데 지금은 Bar로 운영되고 있거든 거기 모히또가 아주 훌륭해. 안내해 줄까?”

확실히 이상하군모히또에 이상한 거 타서 주는 거 아니야?’

사실 나는 가이드야 (자격증을 보여주며) 네가 원하면 몇 가지 장소를 알려줄 수 있어

“(웃기시네…) 니 자격증이야? 볼 수 있을까?”

그는 내게 다시 그 자격증을 짧게 내밀었다가 급하게 거두어 갔다.

나는 스페인어로 GUIA(가이드) 라는 단어를 빠르게 찾았지만 그런 단어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신분증이나 어느 회사의 사증정도 되었으리라!

그가 내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나보다 아바나를 잘 알고 있읕테니

그에게 제안을 해보기로 했다.

 

그래? 그럼 내가 1일 가이드비를 지불할께, 얼마 정도면 적당할까? 한 반나절이면 될 거 같은데

아니야! 가이드비는 필요없어. 네가 잠깐 시간이 되면 모히또 한 잔 사줘

알코올은 별루점심 먹었니? 나 배가 고픈데 내가 어제밤에 쿠바에 왔는데 아직 아무 것도 못 먹었어.

 쿠바 랍스터 맛있다던데 랍스터를 잘하는 식당 추천해 줄래?

그는조금 망설이는 것 같았다. “모히또 진짜 좋은데안 좋아해?”

괜찮은 레스토랑으로 가자! 너는 거기서 모히또를 마셔!”

 

그렇게 작은 사기극은 시작되었다.

나는 제법 고급 레스토랑에서 랍스터를 주문했고 함께 식사를 하며 그의 가정사를 들었다.

두 아이의 아빠인 그는 아내가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고 미국에서 아내가 돈을 송금을 하기기는

어려워 혼자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했다.

 

모든 쿠바인의 소원이 뭔지 아니?” 그의 눈 빛이 갈아둔 칼날처럼 반짝 빛났다.

뭔데?”

쿠바를 떠나는 거야! 쿠바를 떠나면 우리는 다시 쿠바로 돌아올 수 없어! 그리고 쿠바를 떠난

많은 사람들이 쿠바로 돌아올 수 없어 후회를 하는 사람도 많지.

얼마나 쿠바로 돌아오고 싶어하는지 알아. 하지만 쿠바의 모든 젊은이들은 쿠바를 떠나고 싶어해

나는 꼭 언제간 떠나고 말꺼야!”

후회하더라도?”

후회하더라도! 나는 쿠바를 떠나고 싶어나는 돈을 벌어 미국으로 갈꺼고 지금 준비하고 있어

그의 말과 얼굴엔 의지가 번뜩였다.

 

레스토랑의 직원은 우리가 주문한 적이 없다고 하는 콩그리(검은팥밥)며 몇 가지를 굳이 테이블에 놓고 갔다.

나는 메뉴판에서 본 가격과는 1.5배에 달하는 계산금액을 지불하라고 들었고

영수증과 메뉴판을 가져오라는 나의 요구는 영수증 준비됐니? 라고 계속 물어도

잠깐만!이란 답변 아래 20분 이상 방치되었다.

나는 그와의 이야기를 계속 하려고 했으나 그의 표정이 어두워져 갔다.

우리 이제 가봐야 할 거 같아그가 말했다.

나는 영수증이 필요하니까 영수증을 받고 갈께. 이유없이 더 낼 필요는 없잖아!”

쿠바에서는 종종 영수증 기계가 고장나는 경우가 많아.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수증은 없는 거 같아

… … (너... 뭐니...? 왜 조바심을 내는데...?) 좋아! 네가 급하다면 같이 나가자!

  하지만 너 이 식당을 다른 여행자에게 소개시켜주지마! 이 식당은 맛은 좋지만 나쁜 거 같아

 

# 04. 시가 브로커

그의 목적은 사실 따로 있었다.

그는 나와 구시가지로 가기 위한 자전거택시에 올라타서 문득 시가를 구입할 생각은 없니? 라고 물었다.

나는 남미에서 만난 여행자들에게서 비싼 시가를 선물이나 기념품으로 싸게 구입하려면 매장으로 가지 말고

거리의 삐끼들이 담배공장의 노동자들이 뒤로 빼돌린 시가를 싸게 구입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 네가 아바나에 많다는 시가 암거래상이구나

나는 쿠바를 나갈 때 시가를 구입할 생각이었으므로 호기심에 그를 따라갔고 어두운 실내에서 조심스럽게

꺼내진 시가와 보증서를 확인하고 가격을 흥정한 후 100CUC에 최상품 코히바 시가 한박스를 사들고 나왔다.

내 생애 첫 암거래였다. (나는 가격이 비싼지 어쩐지도 몰랐지만 매장의 코히바는 200CUC가 넘었고

길거리의 브로커가 쫓아오며 제시한 가격은 50CUC였다.)

담배주인과 나의 가격협상 도중 내가 120CUC100CUC에 깎자 그는 “NO!”라고 소리치며 살짝 분해했다.

그는 거래가의 %로 커미션을 받는 브로커였을 것이다.

나는 식사 때 그에게 - 나는 여행사에서 일하는데 내가 다음에 다시 쿠바를 오게 되면 우리 서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아. 이메일이나 전화번호 줄래?라는 말을 했었다.

그는 이메일은 사용하기 힘들어 전화번호를 주겠다고 이야기 했지만 끝내 연락처는 주지 않았고

담배거래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고는 저쪽이 구시가지야 라고 가리키며 황급히 사라졌다.

순식간에 그가 사라진 낯설고 텅빈 골목을 바라보던 나의 마음이 씁쓸해져 왔다.

 

쿠바의 첫인상

여기까지가 어설프고 정보없는 여행자인 내가 쿠바에 도착해서 20시간동안 일어난 모든 일이다.

나는 20시간동안 4차례의 작은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했다. 마음이 심란해 왔다.

아바나에서 어리버리한 여행자는 배고픈 쿠바인들의 밥이다.

쿠바의 첫인상은 고달프고 어두웠다.

구도심에서 말라꼰(방파제)로 가는 동안 몇 명의 삐끼들을 더 만났고 말을 붙이는 사람들을 지나쳤다

피곤해 졌다... 쿠바는 도대체 어떤 곳이야? 나는 아바나의 무엇을 여행하고 있는 건가?

 

이것은 쿠바여행의 겨우 첫날일 뿐이다.

나의 쿠바여행을 뭉클하게 바꿔 준 아바나에서 경험해야할 여행포인트는 다음편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