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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삐의 광합성

[경제] 관광 누손율: 우리가 여행하며 쓰는 돈은 어디로 갈까?


여행은 나에게 위안이배움이때때로는 도전이 된다. 삶은 여행이라는 말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이야기의 흐름

첫 번째 이야기우리의 여행은 왜 중요한가?

두 번째 이야기, [경제관광 누손율우리가 여행하며 쓰는 돈은 어디로 갈까?

세 번째 이야기, [환경관광지내 물 부족 문제물을 ’ 쓰듯이?

네 번째 이야기, [환경] 생태계 파괴: 여행 후 남겨진 것들

다섯 번째 이야기, [문화문화적 충돌과 문화의 상품화우리는 당신이 보고 싶은 것을 팝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 [윤리섹스 투어리즘과 아동 노동:

마지막 이야기이제는 조금은 다른 여행을 시작할 때




첫번째 글에서는 우리의 여행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았다. 두 번째 글에서는 기존 관광 산업의 가장 큰 경제적 문제점 중 하나인 관광 누손율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우리가 여행하며 쓰는 돈은 어디로 갈까?

당신이 만일 캄보디아로 100만원짜리 패키지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해보자. 일단 비행기 값이 5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지불한 여행 경비 100만원 중 항공료 50만원을 제외하고 남은 50만원중 다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이 방문한 여행지나 아니면 적어도 캄보디아 경제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유명한 관광지인 태국에서는 관광객이 쓰는 여행경비 중 오직 30%만이 태국 내에 남겨지고, 70%나 되는 돈은 다국적 기업과 외국 기업을 통해서 나라 밖으로 유출된다. 인도에서는 40%정도의 여행 경비가, 캐러비안지역에서는 80%가 넘는 여행 경비가 관광지 밖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While Travelling 5  Questions for your travel agent”, 2007)

 관광 산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그 지역이나 국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는 현상을 관광 누손율이라고 한다. 많은 개발 도상국들에게 관광 산업은 나라의 환경, 문화자원을 이용해서 외환을 벌어들이며 국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어떤 경우에는 유일한) 루트가 되어준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관광 누손율의 현상을 거의 모든 개발도상국 관광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관광 누손율은 왜 발생할까?


Resource: http://beachmeter.com/tourism-leakage-does-your-money-contribute-locally/

위의 그림은 우리가 지역에서 소비하는 경비가 왜 우리가 여행하는 지역의 경제로 흡수 되지 않는지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다. 

첫번째 단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여행경비(Total holiday expenses)중에서 항공료, 보험료, 세금, 약값들과 여행사에 지불하는 비용 등을 뺀 경비만이 여행국가에서 쓰이게 된다. 두번째 단계, 여행 국가 내에서 쓰인 쓰인 비용(Expenses within visited country) 중 비자 발급비, 공항 세, 다국적 호텔 체인, 현재 여행사(대부분이 그 지역의 여행사가 아니거나, 외국 자본 소유의 여행사가 많다.)에 지불하는 비용을 뺀 경비만이 우리가 여행하는 지역에서 쓰이게 된다. 세번째 단계, 그렇다면 여행지에서 지불하는 비용(Expenses at local destination)은 모두 다 여행지 안에서 흡수되느냐? 아니다. 여행지에서 지불하는 비용들 중 외국 자본이나 지역 외 자본으로 운영되는 숙소, 식당, 투어, 그리고 관광객을 위해서 수입되는 물건들(간단한 예를 들자면, 고급 호텔이라면 그 호텔 안에서 쓰이는 비누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마시는 코카콜라까지)에 관한 비용을 뺀 여행 비용만이 지역경제로 흡수된다. 결국 이렇게 세단계를 거치고 나면 패키디 여행에 지불된 비용 중 사실 10퍼센트도 안 되는 돈만이 여행자가 방문한 여행지역으로 돌아가게된다. (The tour less taken, 2007)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불필요한 관광 이윤의 누출은 대부분 두번째(여행 국가내에서 쓰인 비용)와 세번째(여행지에서 지불하는 비용) 단계에서 이뤄지며 이러한 관광 이윤 누출에 발생하는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1) 수입 누손(Import leakage): 관광객들을 위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수입하기 위해서 발생되는 관광 수입의 누손이다. 앞에서 간단하게 예를 들었듯이, 관광지에서 소비되는 많은 상품과 서비스들이 그 지역에서는 생산되지 않으나 관광객들의 기대수준을 맞추기 위하여 수입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저개발국가에서는 관광객들의 기대수준을 맞추기위한 음식이나 음료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산업이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관광지에서의 음식이나 음료는 거의 대부분이 수입되어 들어온다. 앞에서 예를 들었듯이 아주 사소하게는 코카콜라부터, 사실 다녀왔던 여행을 떠올려봤을때 캄보디아를 가서 캄보디아의 국내, 지역 음료를 마셨던 기억이 있던가? 어디를 가던 항상 익숙한 음료들을 구매하지 않았던가?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rade and Development에 따르면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전체 관광 수입 중 이러한 수입누손이 차지하는 비율이 10-20%로 추정되는데 반해,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수입 누손의 비율이 전체 관광 수입에 40-50%를 차지한다. 

2) 수출 누손(Export leakage): 다국적 기업과 외국 자본기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관광 수입의 누손이다. 관광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사실 더 많은 시설들이 필요하다. 공항이나 도로에서부터 수도, 전기시설, 그리고 대규모의 리조트나 패키지 여행사, 심지어는 대형마트까지. 대부분의 개발도상 관광 국가에서는 국가 자체의 힘으로 관광객의 기대수준을 맞춘 관광 인프라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의 경우 다국적 기업과 외국 자본 기업의 투자로 관광 인프라 시설이 개발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투자는 개발도상국의 관광산업의 해외자본 종속을 가져오고, 관광 산업 수입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투자이윤으로 돌아가게된다.  

 

Resource: https://www.pexels.com/photo/holiday-vacation-hotel-luxury-6534/

본 사진은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다국적 기업의 호텔에가서 묵으면서,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그 곳에서 연결된 여행사에서 투어를 했을 경우? 당신이 어느곳을 여행하던 간에, 당신의 여행경비가 그 지역의 경제로 돌아갈 확율은 거의 없다고 보면된다.

관광 누손율, 무엇이 문제일까?  

사실상 관광으로 인한 소득 상승과 고용 창출의 효과가 가장 간절한 곳은 저개발국가들이지만저개발국가들이 관광 산업을 통해서 이득을 얻기란 매우 어렵다대규모의 관광 수입이 관광지와 관광국가를 벗어나 다른 나라로 이전되며현재 관광 산업의 구조는 지역의 경제와 생산을 배제한 채 이루어진다.”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2007

많은 개발 도상국들특히 거의 대부분의 저소득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상당한 비율의 관광소득이 국가 밖으로 빠져나간다이러한 관광 누손율은 외국 기업의 이윤 회수 혹은 외국 직원들의 보수로 인해 발생하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관광객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한 서비스나 상품의 수입으로 인해서 발생한다.” United Nation World Tourism Organisation, 2007

 많은 국제 단체에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듯이, 사실 대부분의 저개발국가들에게는 관광 산업이 경제개발에 필요한 외환을 벌어들이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하지만 현재의 관광 산업은 구조적으로 저개발국가들이 관광 산업으로 벌어들인 외화를 나라밖으로 누출시킨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챙긴다는 말처럼, 지역의 문화, 환경, 사회적 자원을 이용해서 창출해 낸 이윤이 다른 나라로 누출 되는 상황을, 우리는 다른 말로 착취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현재 관광산업이 구조적으로 이러한 착취를 허용한다면, 그런 관광 산업의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관광 산업의 구조 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함께 고민해봤으면 한다. 

 

참고자료 혹시나 자료의 출처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 Guyonne et el.(2007), The Tour Less Taken: debates on Tourism, Trade and Globalisation, Equations    

관광 누손율과 함께 관광 산업의 불평등한 소득배분문제등 관광 산업에 관련된 다양한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 다양한 주제의 쪽글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원하는 주제를 골라서 읽기에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