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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삐의 광합성

[인터뷰] 우리의 여행이여, 영원하라? (1)



여행은 나에게 위안이배움이때때로는 도전이 된다. 삶은 여행이라는 말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 이 글은 2016년 1월, SOAS, University of London에서 주관하는 관광과 여행의 문화인류학 세미나 시리즈중 'Protecting Holidays Forever: Governing Climate Change and the Tourism Industry'의 내용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가상 인터뷰을 밝힙니다.  



굴뚝 없는 산업? Green Economy? 



인터뷰어: 안녕하세요, 로사렌.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께요.


로사렌: 안녕하세요, 로사렌입니다. 저는 SOAS, University of London 에서 개발에서의 정치 생태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 체제의 넓은 맥락에서 관광의 정치경제학이 주된 분야이고요. 그 중에서도 특히 생태관광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관광 산업이 기후 변화에 끼치는 영향, 그리고 국제 비정부기구나 국제 조약이 글로벌 환경 거버넌스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어: 제목이 심상치 않은데요? 우리의 여행이여, 영원하라? 부제는 관광산업이 기후변화에 끼치는 영향인데요. 


로사렌: (웃음) 네, 그렇습니다. 2012년, 한 해, 국경을 넘어 여행하는 관광객의 수가 공식적으로 1억명을 넘어섰습니다. 사실 아주 기념비적인 숫자인데요. United Nations World Tourism Organisation(UNWTO) 같은 경우에는 'One billion tourists: One billion opportunities 1억명의 관광객, 1억개의 새로운 기회'라는 슬로건으로 이런 관광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응원했습니다. UNWTO의 사무총장인 Taleb Rifai씨의 연설에서도 이러한 축하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1억번째의 관광객인 영국에서온 데일씨는 3일간 스페인을 방문했다. 이 기간동안 그녀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으며, 다양한 지속가능한 형태의 지역 내 직업들(투어 가이드, 택시기사, 호텔 직원, 쇼핑센터 직원등)을 창출해내며 지역 경제에 공헌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인식들은 관광산업의 성장과 그러한 성장이 야기하는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관광산업이 경제와 환경, 그리고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만을 서술하다보니 사실 관광 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들은 전혀 드러나지 않게되죠. 


과연 관광 산업은 Green Economy 일까? 

(출처: http://www.unep.org/greeneconomy/)



인터뷰어: 맞아요, 이러한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은 소위 말하는 '굴뚝 없는 산업'이라는 말에도 잘 요약되어 있죠. 뭔가 환경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적 부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이라는 뜻인데요. 관광산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저조차도 현재의 관광산업이 소위 말하는 관광지, 특정 지역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고민해본 적은 있어도, 관광산업이 지구 전체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그 상관 관계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것 같네요.


로사렌: 네, 사실 그리고 이러한 인식들, '굴뚝 없는 산업'이나 'Green Economy'라는 프레임들은 사실 World Bank나 UNEP, UNWTO등 힘있는 세계적인 단체들에 의해서 생산되고 지지되고 있어요. 예를들면 World Bank는 관광산업을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경제 정책으로 꼽고있고요. UNEP와 UNWTO에서는 2012년 Tourism in the Green Economy라는 보고서를 발간해내기도 했죠. 그리고 이러한 '관광산업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다!' 라는 프레임들은 다시금 관광산업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큰 회사들에 의해서 다시금 강화됩니다. 예를 들면 'Green growth and Travelism'과 같은 아젠다들이죠. 하지만 사실 관광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광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광 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로사렌: 사실 관광산업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수치로 표현해 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일입니다. 사실 관광객들이 마시는 플라스틱 생수 한통의 탄소 발자국에서부터 관광산업을 위해 지어진 호텔에 들어간 에너지나, 관광객들을 위해서 쓰이고 있는 관광지의 에너지등, 사실 이 모든 것들이 관광산업과 기후변화에 연관이 있지만 모든 영향들을 수치화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이것이 직접적인 관광 산업의 영향이다, 아니다 하는많은 논란의 여지도 있고요. 그리서 오늘 인터뷰에서는 관광 산업의 주 축을 이루고 있는 항공이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관광산업 중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중 하나인 항공
(출처: flicker) 

인터뷰어: 현재 관광 산업에서 '국경을 넘어서'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니, 관광 산업이 항공에 의존하는 비율도 점점 늘어나겠네요. 하지만 사실 비행기가 전체 관광 산업에서 이용되는 비율은 그렇게 크진 않을 것 같은데요. 지역내 여행자들은 기차나, 버스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크루즈도 새로운 여행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고요.  

로사렌: 네, 맞아요. 사실 전체 관광산업에서 비행기 여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7%정도 입니다. 하지만 비행기 여행이 전체의 관광 산업의 CO2 배출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가 넘습니다. 먼 거리를 여행하는 '장거리'여행의 경우는 더 심각합니다. 장거리 비행기 여행이 전체 관광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단 2.2%이지만 전체 관광산업의 CO2배출양에 16%를 차지하고 있고요. 사실 최근 '장거리'여행이 늘어나면서(필연적으로 항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장거리'여행은 지난 20년간 매년 5.4%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5년에는 관광산업에서 배출해내는 CO2의 양이 전세계 CO2 배출량의 5%를 차지했고, 이는 2035년까지 2배가 더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문제는 단지 CO2만이 아닌데요, 항공이 배출해내는 산화질소, 수증기, 탄화수소, 카본수트등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다 고려해봤을때, 사실상 항공이 관광산업내에서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75%이상일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관광산업의 방식

로사렌: 그리고 관광 산업내 이해 관계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서, 대형 여행사인 TUI나 Thomas Cook과 같은 경우에는 탄소배출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고, UNWTO같은 경우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공약들을 내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관광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들입니다. 관광산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기술 혁신, 자발적 규제, 시장중심적인 대안, 그리고 개인 소비자들의 행동변화. 하지만 저는 기후변화에 대한 관광 산업이 이러한 접근 방향이 사실상 기후변화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관광 산업내 대형 여행사들의 이익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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