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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반달곰의 Milktea

새로운 곳에 가보았습니다!

식초반달곰(a.k.a 식초)의 Milktea, 奶茶, चाय (밀크티, 나이차, 짜이)는 갔던 곳에 또 가서 발견한 즐거움을 모아놓은 카테고리 입니다. 
홍콩에서 새로운 곳에 가보았습니다. 비슷한 건물과 비슷한 분위기 같아도 새로움이 느껴졌어요. 그 분위기 같이 느껴보시라고 사진도 많이 넣었어요. 다음에 간다면 한번 더 가볼꺼에요 으흐흐흣.

 

샴슈이포 (Sham Shui Po, 深水埗)
여기는 인스타그램 사진에 낚여서 가게 되었다. 몽콕(Mong Kok, 旺角)에서 MTR을 타고 갔는데 금방 도착했다. 샴슈이포 역에서 나오니 눈앞에는 시장이 있었다. 일요일이어서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골동품부터 핸드폰 케이스까지 다 있는 압리우 스트리트(Apliu Street)부터 장난감이 많은 골목, 식당만 있는 골목, 거대한 드래곤 센터(Dragon Center)까지. 크고 엄청 낡은 간판들이 여기저기 매달려 있고 건물들이 벽지처럼 둘러져 있었다. 예전에 홍콩정부는 샴슈이포의 압리우 스트리트를 ‘일본의 아키하바라’ 라고 홍보했다고 한다. 전자상가가 많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갔더니 그냥 거대한 시장 같았다. 아마도 내가 길을 잘못 들어서 전자상가가 있다는 골목에 못 갔는데... 몽콕의 레이디스 마켓(Ladies Market)이 관광객 버전이라면 여기는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황학동이나 예전 청계천 같았다. 너무 기본 정보만 찾아보기 가서 그냥 허우적 걸어 다녔는데 거대한 간판과 신기한 모양의 오래된 건물들 사이를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


샴슈이포 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이는 광경.


이 모습을 인스타그램에서 많이 봤었지. 실제로 보고 '크- 여기구만' 했다ㅋㅋㅋ


건물이 빛바랬는데 그 색이 괜찮았다. 은은한 파스텔톤.


어슬렁하다가 창문같은 빨래를 보고 놀랬다ㅋㅋㅋㅋ


일본어와 중국어와 영어가 다 들어있구나. 이런 공기가 너무 좋다.


쿤통 (Kwun Tong, 官塘)
시작은 여문락(余文樂, 영화 ‘무간도’에서 10년 전 진영인(양조위) 역할의 배우)이 간다는 ‘Wasocafe’와 모노클(Monocle)의 산책 코스였다. 이 동네 역시 높은 건물들에 둘러싸여 있었는데 지하로만 다니는 MTR과 다르게 지상으로 다녀서 그런지 조금은 달라 보였다. 버스들이 많이 서있었고 거대한 쇼핑몰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골목 사이로 들어가보니 건물들이 레이어처럼 겹겹이 있었다. 자동차 정비소들이 많더라. 특히 비싼 차들. 공업지역을 후비고 다니는 것 같았다. 모노클(홍콩 가이드북이 있다.)에 의하면 무슨 유명한 갤러리가 있다는데 길을 둘러보기에도 눈이 바쁘다. 오후 5시쯤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12월 31일이어서 그런가 길에는 유난히 사람이 없었다. 큰 건물들 사이를 여러 번 건너니 탁 트인 쿤통 프롬나드(Kwun Tong Promenade)가 나타났다. 소문대로 바닷가를 옆에 두고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진짜 많았고, 데이트 하는 커플들과 혼자 산책하는 나같은 사람이 있었다. 저기 놀이기구가 반짝이는 곳이 예전에 비행기가 착륙하다 바닷물에 빠진다던 카이탁(Kai Tak, 啟德) 공항이 있던 자리인가. 그리고 더 멀리 눈에 익은 건물들이 조그맣게 반짝이고 있었다. 벤치에 앉아 밀크티를 마시며 해가 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혼자 음악을 들으며 멍때리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멍하니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지상에 있는 쿤통역에서 나오는 중


건물 뒤에 건물이 있고, 또 건물이 있고, 또 있고...


여기가 그 Wasocafe.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밀크티 궁금했는데 어흑.


이 골목은 정말 영화 속 한장면 같았다.


어떤 골목은 이런 건물들이 병품처럼 둘러져있다.


광고지들이 덕지덕지 붙은 뒷면에도 뭔가 예쁜그림이 덮인듯한데.


쿤통 프롬나드 도착. 선선한 바람이 좋았네.


여기서 보는 야경도 괜찮구나. 다음에 오면 간식준비해서 와야지.


좋은 장소를 발견해서 흐뭇했다. 우후후훗


토카완 (To Kwa Wan, 土瓜灣)
단순히 가보고 싶었던 게스트하우스가 있어서 MTR도 안 지나가는 이 동네에 왔다. 침사추이(Tsim Sha Tsui, 尖沙咀)같은 관광지가 아니고 현지인이 많은 거주지역 같았다. 편의점도 몇 개 있었는데 슈퍼도 두개나 있었고(Wellcome과 PARKnSHOP이 마주보고 있었다!) 과일 가게도 종종 있었다. 그리고 식당이 많았다. 근처에 ‘캐틀 디포 아티스트 빌리지’(Cattle Depot Artist Village)가 있었는데 걸어서 갈 수 있었다. 가는 길은 무지개 색의 내공 가득한 건물들에 둘러싸였다. ‘캐틀 디포’는 예전부터 와보고 싶었는데 가는 방법을 도통 몰라서 갈 수 없었다. JCCAC처럼 주목받는 예술공간인데 옛날에 도축장이었던 곳을 재사용한다고 한다. 아담한 크기의 건물이 모여 있었는데 닫혀있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둘러보니 뭔가 예술적인 기운이 오는 것 같았다. 갤러리들이 열렸다면 좋았을텐데 공간 안에 들어와본 것 만으로도 좋았다. 어슬렁 어슬렁 밥 먹을 곳을 찾다가 추이와 레스토랑(Tsui Wah Restaurant, 翠華餐廳)을 발견했다. 레스토랑이라고 하지만 차찬텡(茶餐廳) 메뉴부터 웬만한 음식은 다 있어서 안전빵이라고 들었다. 들어가보니 사람들은 아침 메뉴를 먹고 있었고 나도 아침 메뉴를 시켰다. 레몬이 왕창 들어있어 수저로 으깨 먹는 아이스 티는 너무 상콤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국수는 너무 맛있었다. 가격도 저렴해서 왠지 덕 본 느낌이었다. 우후훗 밥을 잘 먹은 동네는 괜히 좋아진다.


음식점이 주르륵 있다가 옷가게와 미용실이 나오네.


과일가게 발견. 가격도 괜찮은데 좋아하는거 다 있네.


어마어마한 건물들이 갑자기 나온다. 색깔도 이쁘고.


여기는 캐슬 디포 빌리지 안. 갤러리 밖인데도 뭔가 멋있구만.


아. 이런 건물숲이 너무 좋았다.


크-  레몬을 수저로 와작와작 으깨서 마신 차, 맛있는 국수, 그리고 딱딱한데 국물에 찍어먹음 딱 좋은 빵!


이 높고 신기한 건물에 다 사람이 살고있겠지.

p.s 이놈의 회사는 홍콩에 다녀오게 해주고 일을 끊임없이 시키고 있어서 글이 생각보다 늦게 올라가고 있어요.ㅠㅠ 다음 글은 지난 홍콩여행에서 느낀 몇가지를 적으려 합니다. 너무 늦게 올리면 안될텐데 어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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