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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버리의 여행잡담

라오스 잡담 #3 (키워드로 보는) 비엔티안에서 꼭 가봐야하는 곳



<차버리의 여행잡담>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게된 20대 초반 이후, 

여행은 꿈, 노동, 삶 그 자체로.. 다양한 모습으로 형태를 바꾸어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획자와 여행자로서의 관점을 제멋대로 넘나들며

여행 중 '다름'을 목격하고, 우연히 만난 여행인연들과 부대끼며 떠올랐던 이런저런 생각들을 남기려 한다.



쇼핑/천연염색체험/라오스 여성/전통직조


훼이홍 센터 

Houey Hong Vocational Training Centre for Women





훼이홍 센터는 찬타손 인타봉이라는 라오여성이 1998년 설립한 여성직업훈련센터로, 사회적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라오스 공동체의 여성들, 소수민족, 장애를 지닌 여성들에게 직업훈련과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국내 여성활동가들을 위한 여행을 기획하던 중 라오스 여성과 관련한 단체를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품질도 좋으면서 예쁜 물건들이 가득해 일반 여행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었던 곳이다.


우리 여행자들은 천연염색을 체험해보기로 했다. 

스카프 천을 굉장히 복잡한 방식으로 접고 끈으로 묶은 다음, 진분홍인디고블루개나리색 세 가지 색깔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첫번째였다. 여행자들은 이때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미처 알지 못했다각 색깔마다 염색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하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블루의 과정이 험난했다.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서 작은 가마솥 같은 곳에 막대기를 넣어 계속해서 저어줘야 했다. 오래 공을 들일수록 빛깔이 더 진하게 나온다는 말에, 여행자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계속했다. 그 유명한 모로코 페즈의 가죽염색 현장이 떠올랐다. 라오스까지 와서 다들 사서 고생이냐며 하하허허 웃으며 그 고된 노동을 견뎠다.


점차 한 명, 한 명 작업을 마치고 완성된 스카프의 끈을 끊고 활짝 펼칠 때마다 '우와아아-' 탄성이 나왔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다른 강도로 끈을 묶었기 때문에 문양이 다 달랐다. 또, 시간에 따라 색감이 또 달랐다.  

똑같은 과정을 거쳐도 사람 손길에 따라 결과물이 다르게 나오는 게 재미있었다.


체험을 마치고, 판매하는 상품들을 둘러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디자인이 세련되고, 품질이 훌륭해서 놀랐다.

의류, 스카프, 가방, 지갑 등 라오스 전통방식을 통해 탄생된 예쁜 아이템들을 여행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라오스를 여행하면서 이런 종류와 품질의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


단순히 쇼핑을 하러갈 수도 있고, 센터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는 라운딩, 스카프 천연염색 체험, 직조체험 등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시티센터에서 차로 20분 거리로, 뚝뚝이나 버스로 가도 되고, 센터의 픽업도 가능하다. 

자세한 프로그램 내용과 가는 방법은 홈페이지를 참고하길 바란다.


쇼핑은 하고 싶지만 센터까지 직접 가기 어려운 사람은 아래 판매처에 가보아도 좋겠다.

- True Colour, Setta Thirath Road, Mixai Village (Opposite the Mixai Temple), Vientiane

- Souvenir Shop, Level 2, Vientiane International Airport, Vientiane

- Bounxay Handicraft, Level 1, Lao Plaza Hotel, Semsenthai Road, Vientiane


*운영시간: 월-토, 8:30am-12:00pm, 1:30pm-4:30pm

*주소: Lane 19, Houey Hong Village, Chanthabury District, Vientiane Capital, Vientiane

*연락처: (+856) 21560006

*홈페이지: www.houeyhongcentre.com 





 

숨은 역사/비밀전쟁/secret war/다큐멘터리/UXO/의미있는 기념품


코프센터 COPE Visitor Centre 




이 곳은 내 주변 사람이 라오스를 간다고 하면, 꼭 권하고 싶은 곳이다.

여행을 단순히 그 나라가 가진 매력만 탐구하기 위해 하는 사람이라면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여행이란 좋은 것(파괴되지 않은 자연환경, 사람들의 순수한 미소,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과 맥주 등.. 그리고 어쩌면 이방인의 눈으로 보는 환상)만 즐기러 가는 게 아니라,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 곳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라오스의 아픈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곳이다.

베트남과의 전쟁 당시 미국은 라오스에 놓인 호치민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200만톤의 폭탄을 라오스 전역에 무차별적으로 투하했다. 그 때 라오스의 인구가 200만이었으니 한 사람당 1톤씩 폭탄을 맞은 셈이다. 라오스는 세계에서 면적당 가장 많은 폭탄을 맞은 나라다. 


그 때 떨어져 아직 폭발하지 않은 폭탄들은 현재까지 땅속에 남아 라오스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 폭탄을 UXO라고 부른아이들이 공으로 착각해 가지고 놀다가 다리를 잃기도 하고, 폭탄이 묻힌 땅 위에 집을 짓고 아궁이를 떼다가 눈을 잃기도 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UXO에서 필요한 물질을 채취해 팔거나, 생활용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상에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Secret War, 비밀전쟁이라고 불리고 있다.



ⓒCOPE Laos



코프센터는 라오건강복지부와 월드비전을 포함한 NGO의 도움으로 1997년 설립되었다. 현재 COPE센터는 비영리 기관으로 운영되며 재활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베트남 전쟁 당시 투하된 폭탄과 지뢰로 인해 팔, 다리를 잃은 피해자들에게 재활치료와 보조기구를 제공한다.


방문자센터에서는 무료 전시 관람이 가능하다. 

꽤나 넓고 전시물이 양과 질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기에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전시의 소재는 결코 가볍지 않으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다양하고 지루하지 않아 굉장히 흥미롭다.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는 과거 미군의 폭탄 투하와 라오스가 입은 피해에 대한 배경지식을 애니메이션으로 전달하고, 전쟁이 끝난 지금도 평범한 마을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폭탄에 휘말리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좀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감상실에서 매시간 상영하는 다큐멘터리를 볼 수도 있다. 참고로, 시간에 따라 상영물이 다르고, 따로 한글 자막을 제공하지 않는다. 전시의 후반부는 의족의 제작 방식이나, 폭탄의 피해를 입어 다리를 잃은 사람들이 COPE의 지원으로 의족을 얻고, 어떻게 다시 살아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을 볼 수 있다.


1996년부터 2009년까지 1,090,228개의 불발탄이 폭탄제거 작업을 통해 제거되었다하지만 여전히 매년 300명의 불발탄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다. 이들에게 미군의 폭탄 투하는 지난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아픔으로 이어진다.


방문자센터 옆에 붙어있는 기념품샵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직접 기부를 통해 센터를 후원할 수 있다. 

COPE센터는 딸랏싸오 몰에서 1km 거리로, 그린파크호텔의 맞은 편에 위치한다.

시내센터에서 자전거나 뚝뚝으로 쉽게 갈 수 있다.


*운영시간: 월-일, 9am-6pm

*연락처: +856 (21) 241972

*주소: C/O Centre of Medical Rehabilitation, Khouvieng Road, Vientiane

*홈페이지: www.copelaos.org






맛집/라오스요리/망고쉐이크/청소년직업훈련/매운맛/NGO/프렌즈인터내셔널


막펫 Makphet



ⓒMakphet FacebookⓒMakphet Facebook



막펫은 수상한 경력이 있는(밀레가이드)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깔끔한 라오스 요리와 더불어 신선한 쉐이크와 상큼한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메콩강변 근처의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만든 건물로 특히 밤의 분위기가 괜찮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마당에서도 식사가 가능하다.


동시에 막펫은 프렌즈인터내셔널이라는 NGO에서 만든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막펫에서 볼 수 있는 앳돼어 보이는 직원들은 대부분 거리나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 교육이나 취업의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청소년들이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교육과 직업훈련을 제공함으로써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몇 가지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식당 안에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귀여운 기념품을 판매하는 샵도 있는데, 자녀들이 계속해서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든 가족들에게 수익이 돌아간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아이들이 어려운 집안살림을 돕기 위해 학교를 다니지 않고 일거리를 찾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교육을 포기하게 되고, 이 것이 악순환이 되는 셈)



ⓒMakphet FacebookⓒMakphet Facebook


라오스말로 막펫은 고추다. 프렌즈인터내셔널은 라오스 뿐만이 아니라, 캄보디아에도 여러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레스토랑의 이름을 현지에서 잘 사용하는 식재료의 이름에서 따온다. 막펫의 메뉴판에는 요리의 매운 정도가 귀여운 고추 모양으로 표기되어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도 적지 않다. 가격대는 단품 기준 4만-8만낍이다.


의미는 둘째치더라도, 이 곳 음식의 맛은 언제나 여행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막펫의 위치는 나이트마켓이 열리는 메콩강변 근처로, 시내센터에서 가까우며, 걸어가기 쉽다.


*운영시간: 월-일, 11:00am-10:30pm

*연락처: +856 21 260 587

*주소: #78, Ban Inpeng Vat Chanh, Tha Vientiane

*홈페이지: friends-international.org/shop/makphet.asp?mm=sh&sm=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