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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의 See.나.樂

공정여행이 뭐임?-2. 공정여행과 기존 여행의 차이점





나나의 See.나.樂 은

여행과 여행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글로 쓴다. 

때때로 이것도 여행인가 싶은 작은 여행도 기록한다.

삶이 정말 여행인지에 대해 확신은 없으나 때때로 그런 척 하는 것이 풍요로운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기적인 여행집단’ 에디터들의 글을 즐기기 위해서는 공정여행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아 ‘공정여행이 뭐임’시리즈를 기획했다. 

그러나 ‘개념 정리 따위…’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건너뛰어도 무방하다.


글 싣는 순서> 1. 공정여행이란?  >  2. 공정여행과 기존 여행의 차이점  >  3. 공정여행을 즐기는 방법



2. 공정여행과 기존 여행의 차이점


앞에서 공정여행의 의미와 목적을 간략하게 살펴 보았다면 오늘은 기존 여행과 공정여행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한다.

한국 사회에는 ‘공정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새로운 여행은  학계에서 책임관광(Responsible Tourism), 생태관광(Eco Tourism), 윤리적 여행(Ethical Tourism), 지속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과 함께 대안 관광(alternative tourism)으로 크게 범주화 되어 이야기 되곤 한다. 각각 방법과 내용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존의 대중관광이 야기한 환경, 사회,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글에서 앞으로 이야기하게 될 공정여행은 학계에서 말하는 대안관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중관광(Mass tourism)

 대안관광(Alternative tourism)

ㆍ대규모 

ㆍ제약 없음 

ㆍ가격 중시 

ㆍ대규모 단체 이용 

ㆍ지구수준의 계획 

ㆍ지구내 분산 개발 

ㆍ양호한 경관 지역을 집중 개발 

ㆍ새로운 건물 건설 

ㆍ수요과다 정책 

ㆍ첨두수요 수용 지향 

ㆍ외부인의 개발 주도 

외지인 고용 

ㆍ경제적 이익 최우선 

ㆍ기존 지역산업 붕괴 

ㆍ사회적 비용을 지역에서 부담 

ㆍ자가 교통수단 우선 

ㆍ자연적, 역사적 유물 제거 

ㆍ고도기술, 장비 위주

ㆍ소규모 

ㆍ제약 있음 

ㆍ가치 중시 

ㆍ소규모 

ㆍ지역과 연계된 지구계획 

ㆍ지구내 한두 곳에 집중 개발 

ㆍ양호한 경관 지역은 보존 

ㆍ기존 건물 재사용 

ㆍ개발 규모 한정 

ㆍ평균수요 수용 지향 

ㆍ지역주민의 개발 주도 

ㆍ지역주민 고용 

ㆍ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태적 측면 고려 

ㆍ기존 지역산업 존속 

ㆍ개발업자가 사회적 비용 부담 

ㆍ대중 교통수단 우선 

ㆍ자연적, 역사적 유물 존속 

ㆍ하위기술, 선별적 장비


대중관광과 대안관광의 개발전략 비교 : 박석희(2001)



대중관광은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방법과 내용이 구성된다. 대중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는 어떤 교통 수단을 이용할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서 숙박을 할지, 얼마나 이동할 것인지, 상품가를 얼마로 할 것인지 등등 여행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들을 경제적 가치에 따라 취사 선택하게 된다. 

예컨대, 한정된 시간 안에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교통 수단을 단체로 이용하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 이때 전용 버스와 항공기는 가장 탁월한 선택이 된다. 식사와 숙박은 단체수용이 가능한 곳을 이용한다. 역시 비용과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이 운영하는 리조트나 호텔은 그런 면에서 훌륭하다. 그리고 가능하면 많은 방문지를 여정에 포함하여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전용 버스와 항공이 시간을 절약해 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때 소비자가 각 방문지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여행상품의 가격은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하여 가장 저렴하게 정한다. 가격은 소비자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로 경우에 따라서는 여행 일정의 상당부분을 선택관광이나 쇼핑으로 구성하여 여행경비의 일부를 숨길 수도 있다.  



세계 최다 이용객을 보유하고 있는 두바이 국제공항(출처 : wikipedia)


그러나 공정여행은 좀 더 복잡한 기준을 가지고 여행을 구성한다. 교통수단을 선택할 때는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서 상대적으로 탄소배출량이 적은 교통수단-예를 들면 대중교통-을 선택하고 이게 여의치 않다면 짐의 무게를 줄이거나, 탄소상쇄기금에 기부를 권유한다. 때문에 여정에 많은 방문지를 포함할 수 없고, 총 이동거리도 줄어든다. 식사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이용하고, 되도록 로컬 푸드를 이용하여 현지인들의 조리법에 따라 준비된 것을 선택한다. 로컬 푸드를 이용하는 이유는 식재료의 유통에서도 많은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식은 현지 문화를 집약하여 체험 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현지 식문화 체험을 통해 여행자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만들어 진다. 또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이용함으로써 여행자가 지불한 돈이 온전히 그 지역경제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가능하다면 홈스테이, 민박을 이용하여 현지인들의 삶에 한발짝 다가설 기회를 만들고, 이때 사용된 돈은 제1세계로 흘러나갈 확률이 적다.





이런 형태의 체험은 소규모의 그룹에게 알맞고 당연히 1인당 비용은 대중관광의 그것에 비해 저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상품가를 단순 비교했을 때 공정여행 상품이 더 비싸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숨겨진 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여행경비의 차이는 크지 않다. 


단순하게 대중관광과 공정여행의 차이를 비교하여 무엇이 더 좋은 여행인지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여행자에게는 공정여행의 가치와 방법이 불필요하게 느껴지거나, 가격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자본주의 산업사회에 최적화된 대중관광은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더 매력적인 여행일 수도 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한번쯤은 의심해 봤으면 좋겠다. 이 여행 괜찮을까? 우리 이대로 지속가능한가. 공정여행은 그 답을 찾는데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